롯데그룹 잡상 경제

각잡고 쓰는 글은 아니고 그냥 관련해서 잡담만 몇 가지.



1. 롯데가 자산총액 기준 재계서열 5위다 보니 그 위의 4대재벌이나 10대재벌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근로자 처우에 관해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순전히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10대재벌 중 대규모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는 건 롯데와 GS밖에 없기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의 차이를 통제하지 않는 모든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2. 롯데가 사실 이래저래 욕을 많이 먹긴 하지만 - 그리고 대부분은 자처한 것 같지만 - 경영실적의 관점에서 보면 안정적인 캐시 카우를 바탕으로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크게 불리면서도,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한국의 주요 재벌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것은 확실히 인정할 만하다. 또 합병 대상도 대책없는 문어발 확장은 아니고, 기존 사업군의 시너지를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3. 국적 논란은 내가 생각할 때 한국에서 재벌과 관련된 담론들 중 역대급으로 쓰잘데기 없는 경우가 아닌가 싶은데, 국부유출(??-이 표현 자체도 선동질에 불과하지만)이라는 배당금 규모만 봐도 푼돈에 불과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의 국적 따위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굳이 기업의 국적을 어떻게든 구분하겠다면, 고용으로 보나 매출 비중으로 보나 롯데는 한국 회사가 맞다고 본다.

4. '내수빨대'라는 표현이 있다. 상위 재벌그룹 중에 해외매출 비중이 유달리 낮아서 그런데, 사실 '내수기업 = 잉여', '수출기업 = 국가 경제 기여'라는 도식 자체가 중상주의적 착각에 불과하지만, 이런 관점을 수용한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 롯데의 메인 사업은 주지하다시피 유통인데, 유통 서비스업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섹터에 해당된다. 물론 베트남이나 중국 같은 곳에 대형마트를 세워서 장사를 잘할 수도 있겠고, 일부 글로벌 유통기업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이게 한국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나? 베트남 롯데마트에 한국인 캐셔들이 일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파견나가는 인력이 얼마나 될까. 당장 테스코가 철수하기 이전 홈플러스만 봐도, 홈플러스의 존재가 영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다.

굳이 내수 의존을 비판하려면 식품기업군이 해당되겠다. 화학 쪽은 해외매출 비중이 훨씬 높은 편이고. 근데 한국의 식품산업은 그닥 경쟁력이 있는 편이 아니라 내수 의존은 롯데 계열사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거.

5. 유통업에 관해 한 가지만 더 짚고 넘어가자면 현재 살아남은 한국의 대규모 유통업체들은 모두 치열한 경쟁 끝에 도태될 놈들은 도태되고 살아남은 강자들이다. 소비가 한창 확대될 때 유통업에 뭣 모르고 진출했다 말아먹고 나간 이름 모를 기업들, 재벌들은 그야말로 숱하게 많고, 외국계 덩치들(월마트, 까르푸)도 박살났다. 홈플러스는 그 자체의 경영 악화보다는 모기업의 분식회계 때문이니까 예외적이지만. 하여튼 롯데쇼핑이라는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는 어디 하늘에서 굴러 떨어진 게 아니라 제 손으로 일궈낸 것이다.

6. 마지막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말할 것 언급하자면, 신격호의 장자 드립은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진짜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여? 이건희도 정몽구도 장자가 아니다.(후자는 어쩔 수 없는 경우였지만). 그렇게 장자 우선주의가 중요하다면 애초에 신동주의 한국 롯데 커리어를 신경 썼어야 될 거 아닌가. 신동주, 신동빈 중에 한국 롯데에서 더 오래 경력을 쌓은 건 누가 봐도 신동빈이고, 이제와서 무슨 장자드립을 치며 신동빈을 축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누가 한국어를 잘하고 이딴 게 문제가 아니라. 신동빈이 이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를 빨리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야당 중진의원 셋을 골로 보내버린 그 분... 정치/시사

'입법로비' 서종예 김민성 이사장 48억 교비 횡령 기소

몇 달 지난 떡밥이긴 한데... 이 양반이 이름 바꿔달라고 야당 의원 셋(김재윤, 신계륜, 신학용)에게 뇌물 먹이면서 중진의원 셋을 골로 보내버림...

김재윤은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으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났고, 신계륜하고 신학용은 1심에서 실형 떴는데 어차피 그 전에 임기가 끝날 테니... 참고로 신계륜은 더민주 컷오프에서 나가리 됐고, 신학용은 1심 유죄 받은 상태에서 새정치한다는 국민의당으로 가셨음...



19대 국회 22명 의원직 상실…17·18대보다 많아

덧붙이는 기사 하나... 이런 거 보면 사실 한국 최고의 권력집단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검찰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먼산)



야권, 또 하나의 악재(?) 정치/시사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 총선 채비…반기기 힘든 野

진짜 근성 하나는 알아줘야... 더민주 입장에서는 연대할 수도 없고 출마하면 분명 표는 얼마만큼 갉아먹을 테고. 골치 꽤나 아프겠군.

소비지출을 근거로 한 실태 추정의 한계 경제

오늘자 경향신문에 보면 무슨 실주거비 상승으로 청년층이 다 죽어가느니 어쩌니 하는 기사가 있는데,

전년대비 증감률처럼 기저효과 변수가 큰 기준말고, 5년 중단기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물론 이 통계는 주거비 부담이 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 주거비 전체에는 광열비와 수선유지비 등 '주거'와 관련된 소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월세가 오르거나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며 실주거비 부담이 늘자 광열 및 상하수도를 과거보다 아껴쓰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다.(실제로 필자가 그러고 있다) 아니면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락으로 가계의 부담이 줄어든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반대의 측면에서도, 그러니까 주거비 부담이 올랐다는 방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서울 외곽에서 살던 사람들이 더 안쪽으로, 낡은 집에서 새 집으로, 좁은 집에서 더 넓은 집으로... 경우의 수는 아주 많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인들의 주거 면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2~14년 사이 이사한 경험이 있는 가구의 비중은 36.6%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이 주거 질의 상승을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 되고, 아래의 (임차가구만을 대상으로 한)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의 일관된 상승에서 발견할 수 있듯, 사실 이런 변수까지 통제하고 나서면 주거 문제는 더 심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주거 질의 악화는 관련하여 직접적인 세금 투입이나 규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도권에서 외곽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불편이 통근시간의 증가라면, 대중교통을 확충함으로써 이를 완화, 개선할 수 있다.


(철덕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이건 좀 심하게 약을 파는 게 아닌가 싶은데...)





경향신문의 약팔이를 디벼보다가 평소 생각하던 점을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주거비 부담 문제를 살펴보려면 단순히 소득 대비 주거지출 같은 단순한 도식보다는 보다 다층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참고 :

「2015년 4/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201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제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대외정책의 관점에서 트럼프와 힐러리를 비교하면 정치/시사

트럼프 쪽이 진보적(?)이지 않나 싶은데,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국외에 배치된 미군을 철수하든 방위비 재협상을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까.

오히려 힐러리는, 사실 힐러리가 그렇다기 보다는 오바마가 대외-안보 정책에서는 스탠다드한 미국 보수형이었고, 힐러리는 이걸 계승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까. 카다피를 밀어버린 결정에 대한 평가도 완전 반대.

샌더슨 vs 트럼프의 최종오의가 실현된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민주당은 이제 힐러리가 우세해 보이니.

사실 이런 차이는 진보와 보수의 그것보다는 기성 정치인과 비주류에서 기어올라온 신흥 정치인의 차이에 가까울 듯.

하여튼 재밌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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